국화 옆에서1 [좋을글귀/명언]서정주 시인의 그리움을 비추다 [좋은글귀/명언] 서정주 시인의 그리움을 비추다 시인 서정주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풋살구가 꼭 하나 먹고 싶다고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지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을란다 찬란히 티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 2016. 11.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