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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좋은글귀/명언]안도현시인의 세상 삶의 이야기

by 세상의 즐거움 2016. 11. 7.

[좋은글귀/명언]안도현시인의 세상 삶의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삶의 이야기

세상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바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반쯤 깨진 연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는 끝 닿는데 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ㅇ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 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반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하니 손을 뻗어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 앉았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스며드는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이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기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우리의 삶을 비유하여 

재미있게 알려주는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시인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