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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좋은글귀/명언]신경림시인의 옛추억을 기억하며..

by 세상의 즐거움 2016. 10. 31.

[좋은글귀/명언]신경림시인의 옛추억을 기억하며..

 

오늘은 신경림시인의 옛그리움을 생각하는

가슴따뜻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합시다

 

 

 

농무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조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꺠를 흔들거나

 

 

 

 

가난한 사랑노래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 없이 뇌어보지만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파장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애기 조합 밎 애기

약장사 기타 소리에 발장단을 치다 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다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 색시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애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찌ㅉ다

어느새 긴 여름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 켤레 또는 조기 한 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어찌 이리 우리에가 마음에 와닿는 말들만 해줄까요

표현할수 없었던 우리의 마음을

시인들은 참으로 대단 한것 같네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살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