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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좋은글귀/명언]유치환 시인의 아름다운 이야기

by 세상의 즐거움 2016. 10. 28.

[좋은글귀/명언]유치환 시인의 아름다운 이야기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바위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무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라라.

 

 

 

 

 

 

깃발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토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